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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창한 봄날의 뿌연 황사, 한여름의 땡볕 더위와 장마, 한겨울 추운 날씨와 함박눈.

이런 날 약속이 생기면 어디 가세요? 저는 이럴 때 주로 이 모든 환경적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갑니다. 용산역의 현대아이파크몰, 삼성역의 코엑스 같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겠죠. 밖의 날씨가 궂든 춥든 덥든 아랑곳 하지 않고 이 공간들은 한창 여유롭기만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연결통로로 다니면 우산을 피지 않아도 되고요, 건물 안에서 하루 종일 놀아도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옷을 두껍게 여미지 않아도 되니까요! 온갖 종류의 쇼핑은 물론이거니와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심지어 영화도 볼 수 있는 이런 공간들! 이렇게 대형 복합쇼핑몰에서 다양한 것들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을 바로 '몰링(Malling)'이라고 하고, 이 몰링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컬어 ‘몰링족(Malling 族)’이라고 한답니다.

평소 봐두었던 옷을 사려고 어디에 갈까 고민하다가 이런 복합쇼핑몰로 향합니다. 옷을 사러 오긴 했지만 배가 고프니 우선 점심부터 먹고, 후식으로 커피도 마시며 수다를 떱니다. 마침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영화 예매도 해놓고, 영화 시간이 될 때까지 쇼핑을 합니다. 우선 옷을 사러 좀 돌아다녀 보고, 서점에도 가보고, 액세서리나 팬시점 파는 곳도 가보고 실컷 놀다보니 금세 영화 시간이 되었네요. 어느 새인가부터 쇼핑이라는 것을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즐거운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겐 이런 복합쇼핑몰은 놀이터와 전혀 다르지 않은 것이죠.  
 
이것은 단순하게 우리나라만의 흐름은 아닙니다. 이미 해외에서 ‘몰링’을 하나의 소비 패턴으로 인식하고 쇼핑, 외식, 오락, 교육까지 해결 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형 복합 쇼핑몰’들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특히 홍콩의 ‘하버시티’라는 곳은 돌아보기만 하는데도 3일이 걸린다고 하네요! 엄청나게 많은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고 하니 몰링의 소비 패턴을 즐기는 저 같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꿈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건을 산다, 라는 것 자체보다 그 과정을 하나하나 즐기는 것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몰링족인 것 같습니다.

 

 


지식코멘터 최유진
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영삼성 열정운영진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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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UZmARI